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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관련 장애(Alcohol related Disorder)란?

술은 정신과 신체에 다양한 위해를 입히는 매우 심각한 독성 물질입니다. 그러므로 지나친 음주는 필연적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술로 인한 신체적 문제(위나 간의 질환 등)는 내과에서 술로 인한 정신적 문제는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술로 인한 정신적 문제는 흔히 감정과 행동의 장애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포괄적으로 알코올 관련 장애라고 합니다. 이러한 알코올 관련 장애는 다시 그 심각성에 따라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으로 나누게 되는데, 알코올 남용이란 술로 인해 신체적, 사회적, 또는 법적 문제를 계속 일으키면서 과도한 음주를 계속하는 상태를 말하고 알코올 의존이란 알코올을 남용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에 대한 내성 및 금단증상까지 심각하여 이제는 도저히 술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된 중독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알코올 관련 장애 환자들의 음주 양상은 정상적 음주 양상과 사뭇 다른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옛 어른들 말씀대로 ‘술이 사람을 마시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즉 이런 분들에게는 술이 하나의 재앙으로 기능하여 그들의 가정, 직장, 재정상태, 신체 건강을 무자비하게 파괴시켜 나가지만 정작 환자는 도무지 이에 저항하지 못하고 그냥 술에 끌려가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음주가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병인가 아닌가의 기준은 한 마디로 그 음주의 결과가 어떤 것이냐, 생산적이냐 파괴적이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음주의 원인이 무엇이었던 간에 상관없이 오직 그 결과만이 정상 음주와 비정상 음주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진단

알코올 관련 장애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이 솔직하게 자신의 음주 양상과 그 결과에 대해 의사에게 말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환자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그의 음주 행동 패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는 어떤 피검사나 방사선 촬영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음주 행태를 보고 내리는 진단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의사는 알코올 중독 진단을 위한 표준화된 설문들(CAGE, NAST, MAST 등)을 사용하지만 이는 진단의 편이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 그 핵심은 결국 환자의 매우 파괴적이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음주 패턴을 밝혀내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즉 파괴적 음주 + 조절되지 않는 음주 = 병, 알코올 관련장애라고 진단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현황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는 2006년 6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서울대 의대에 의뢰하여 전국 12개 자치단체 거주 성인들을 대상으로 알코올 관련 장애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우리나라에는 전체 성인의 5.6%에 해당하는 180만 명이 알코올 관련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알코올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인데 이러한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약 20조원으로 이는 우리나라 GDP의 3%에 해당되는 규모로 신도시 하나를 만드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또한 음주로 인한 각종 질환의 치료비용으로만 매년 2조 8000억이 들어가며 음주관련 사망자는 연간 2만 2000명에 달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원인

알코올 관련 장애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하는 장애입니다. 부모나 친척 중에 알코올 관련 장애가 있는 경우는 유전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이 강한 알코올 관련 장애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좀 더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100% 결정되고 따라서 피를 바꾸지 않는 한 절대 치료될 수 없는 ‘운명적 알코올 관련 장애’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알코올 관련 장애의 원인을 모두 부모나 혈통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억지입니다.

유전과 환경 외에 알코올 관련 장애의 흔한 원인이 되는 것은 다른 정신과적 질환, 예를 들면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질환들입니다. 즉 잠이 안와서 매일 술을 조금씩 마시다 보니 중독까지 간 경우라던가 공황장애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술을 마셨다가 점점 폭음을 하게 된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특히 공황장애를 스스로 치료하다 알코올 중독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알코올로 공황장애 증상을 가라앉히게 되면 술이 깰 무렵 더 강한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더 많은 양의 음주를 해야 증상이 가라앉는데 이를 반복하다 보면 오래지 않아 알코올 관련 장애로 넘어가게 됩니다. 어떤 보고에서는 알코올 관련 장애 환자의 약 반 수에서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중 일부는 알코올 관련 장애의 결과로 발생한 정신질환이기도 하고 또 일부는 알코올 관련 장애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이기도 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치료

알코올 관련 장애의 치료는 두 단계로 나뉘어 지는데 그 첫 단계는 첫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이루어지는 치료로서 이때는 절대적 금주와 아울러 금단증상의 출현을 예방하기 위해 알코올과 교차 내성을 갖는 약물을 다량 투여하는 제독치료, 수액제를 통한 영양 공급, 특히 뇌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티아민제(비타민 B1) 투여에 주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는 환자의 상태가 경미하고 환자가 치료에 잘 협조하는 경우에는 외래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으나 대개는 입원하여 시행하게 됩니다. 이는 환자의 절대 금주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 신체적 상태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여 술로 인한 신체적 손상이 너무 심각하여 내과적 진료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될 때는 정신과 치료를 중단하고 내과적 치료를 먼저 받도록 하거나 내과와 정신과가 협진 할 수 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하게 됩니다.

이렇게 초기 단계가 지나 환자가 금단증상에서 놓여나고 신체적 상태가 안정되면 이후는 환자의 금주 동기를 높이고 음주의 원인을 제거하며 동반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본격적인 정신과 전문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그 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나 입원의 경우는 보통 3개월 정도가 적절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시행되는 정신과 전문치료로서는 아캄프롤(Acamprosate) 등의 항갈망제와 SSRI 등의 항 우울제를 통해 환자의 음주 욕구를 줄여주는 약물치료를 위시하여 알코올 교육, 인지행동치료, 집단치료, 개인정신치료 등이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요법(헬스, 구기 운동 등)을 통해 알코올로 손상된 신체의 회복을 돕고 직업재활훈련을 통해 시간제 취업을 나가면서 사회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치료율

알코올 관련 장애의 치료 방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그 진단 범주의 개념 역시 시대 별로 나라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어 현재 치료율에 관한 정확한 통계가 별로 없습니다. 이전에 서구에서 나온 보고들은 알코올 관련 장애 환자들을 오랫동안 추적관찰해보니 대충 50% 정도는 결국 호전되는데 30% 정도는 금주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정상적 음주가로 남는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호전되는 사람들은 네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1) 이들은 대개 안정된 가정을 가지고 있었고, 2) 직업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으며, 3) 가족력이 없었고, 4) 다른 정신병리가 없거나 있어도 경미한 경우들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단주하는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금주가 쉬워진다고 합니다. 일단 3년 이상 금주한 경우는 그 후 1년이 경과해도 역시 70%가 금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금주는 처음이 매우 고통스럽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단주의 고통이 덜해지고 오히려 금주하는 상태가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공적 치료를 위해서는 초기 금주를 하루라도 더 연장시켜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예방

건전한 음주가 알코올 관련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미 알코올 관련 장애로 넘어가고 난 다음에는 건전한 음주의 세계로 돌아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술을 입에 대게 되면 끝장을 볼 때까지, 몸이 못 견뎌 쓰러지거나 가족들에게 이끌려 정신과에 다시 입원할 때까지 술을 멈출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음주자는 자신의 음주 양상이 이러한 끔찍한 질병의 상태로 발전하지 않도록 늘 경감심을 가지고 알코올 관련 장애의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꼭 지켜야 중요한 원칙들을 딱 다섯 가지만 제시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고 위험 음주를 피하십시오.
    한 번 마실 때 많이 마시는 사람, 즉 주량이 세다고 하는 사람은 알코올 관련 장애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이런 음주를 고 위험 음주라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는 남자의 경우 소주 1병, 여자의 경우 소주 5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한 자리에서 마시는 경우를 고 위험 음주라고 합니다. 폭탄주 좋아하는 분들은 당연히 여기 해당됩니다.
  • 2. 좋은 일로는 술을 마셔도 나쁜 일로는 술을 마시지 마십시오.
    술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억제제이므로 사람의 기분을 밑으로 까라지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우울증 유발). 그러므로 좋은 일로 술을 마시면 그 술이 깰 때쯤이면 지나치게 고양되었던 기분도 어느 정도 적절하게 발산되고 차분히 정리되는 효과가 있어 바람직하지만, 나쁜 일로 술을 마시게 되면 처음에는 알코올의 중추신경 억제효과로 근심 걱정들이 일시적으로 억제되어 기분이 좋아지나 술이 깰 무렵이면 알코올의 우울증 유발 효과에 의해 처음보다 더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에 오히려 불행감이 가중됩니다. 그래서 이를 달래고자 또 알코올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결국 알코올 중독에 우울증까지 겹친 상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축배는 들어도 고배는 들지 말라고 했던 것입니다.
  • 3. 연달아 마시지 마십시오.
    하루 마시고 이틀 쉬는 음주 패턴만 지켜도 웬만해선 알코올 관련 장애까지 가지 않습니다.
  • 4. 혼자 마시지 마십시오.
    술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빠져버리면 술이 그 자리를 대신 꿰어 차고 앉아 때로는 애인 행세도 하고 때로는 자식 행세도 하면서 내 목줄을 끌고 다니게 됩니다.
  • 5. 절대 주사를 부리지 마십시오.
    주사를 부리기 시작하면 좋은 친구를 다 잃어버립니다. 그러면 결국 혼자 마셔야 하고, 그러다 보면 위 문항에서 이야기한대로 마침내 술하고만 살게 됩니다.

담당의료진

  • 이영렬사진
    • 성 명 : 이영렬
    • 진료분야 :
      알코올 관련 정신장애/
      우울증/정신신체장애
    • 주요경력 :
      정신과 전문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서울대학교 의료경영 고위과정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생물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평생회원
      대한 IMS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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