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공지
이태원 참사, 통합심리지원 운영
- · 등록자 :전략기획실
- · 담당부서 :기획운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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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11-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국립공주병원은 이태원 사고 피해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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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가을의 끝자락에서 햇빛이 영롱하다. 누군가의 마지막 가을이 될지도 모른다는 현실이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2022년 11월 2일, 대전합동분양소에서의 하루가 시작된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나왔고 시민들의 슬픔의 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는 자체가 부담이다.
서희영 과장(정신건강사업과장)께서 출동하는 직원들의 안부를 먼저 챙긴다. 그녀는 늘상 그랬다. 슬픔에 잠겨있는 국민 곁으로 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건강이 우선이라고.
누군가를 위해 그 편이 되어주고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진정성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는다. 오후에 전선영 팀장을 통해 서울에서 긴급 지원 요청이 올 거라는 연락이 닿았다. 그래 어디든 필요한 손길이 있다면 가자!
2022년 11월 3일, 국립공주병원의 새벽은 온통 안개다. 대전합동분향소 관계자에겐 양해를 구하고 이 안개를 지나 서울로 갈 참이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전철의 쇳소리가 가슴을 후빈다. 서울시 송파구청 합동분향소의 곁에 자리를 잡고, 함께 올라간 직원들과 먹먹한 서울의 가을을 맞이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났다. 중간에 이미숙 사무관께서 다녀가셨고, 이종국 원장께서도 다녀가셨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 모두들 고개를 떨구고 지하철 역사로 빨려들어가는 것 마냥 사라진다.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게 아니다. 사람 많은 곳에 갔다고 그게 죽음의 이유가 되진 않는다. 어떠한 희생도 내 일이 아닌 이유로 쉽게,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된다.
공주로 돌아오는 주말 저녁, 누군가의 마지막 가을을 애써 부여잡고 놓치고 싶지 않아 그렁그렁 맺히는 것들, 꾹꾹 눌러 숨기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피해자들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는 것, 남은 이들의 치유와 일상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 참사의 원인 규명에 관심 갖는 것, 참사를 극복하는 방법이자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믿으며 서울을 떠났다.